한국후불상조연합회
2021.01.28 (목) 21:55
 
고객센터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코로나시대에서 위기에 선 중년남성을 돌보는 방법
 
가정의학과전문의 이동환 원장 기고문
시사상조 편집국 | 2020.12.04 17:27 입력
 
기고문.jpg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변화된 삶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는 우리의 감정도 크게 훼손시켰다. 거리두기와 실내생활 등으로 인해서 심리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고립감으로 인한 ‘코로나 블루’ 현상이 우리사회에 두드러지고 있다.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은 확진자보다 더 무서운 것이 심리적 방역의 붕괴라고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고스란히 자살 및 자해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부터 6월까지 112에 접수된 자살신고건수는 작년보다 1,200건이나 증가한 4만 2천여건이었다. 또한 자해로 병원치료를 받은 경우는 35%나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전 연령대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나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중년 남성들은 코로나로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중년 남성들의 삶은 더욱 위축되어 가고 있다. 

가뜩이나 중년 남성은 신체적으로도 어려운 시기를 맞는 때이다. 40세 이후부터 성장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삶의 의욕이 떨어지기 쉽다. 또한 50세가 되면 남성호르몬도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줄어들고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신체가 점점 취약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와 가족부양에 대한 부담감은 중년 남자들을 심리적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중년 남성들의 위기는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귀결될 수 있으므로, 더욱 더 중요한 것이 그들과의 소통이다. 그러나 전 연령대에서 가장 속마음을 털어놓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또 중년 남성들이다. 그 들은 대부분 60년대 초반에서 70년대 후반에 태어나 어릴 때부터 남성 다움을 요구하는 문화를 익숙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그래서 이 시대의 대부분의 중년남성들은 자신의 나약함과 어려움을 말하고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사회가 요구해 왔던 ‘남성 다움’은 그들의 입을 막아 오히려 소통을 어렵게 하고,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도 그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중년 남성과의 소통의 부재는 혼자서 속으로만 쌓여서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 때에는 여러 가지 경우가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소통의 부재는 큰 좌절감을 불러온다. 주로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몰라줄 때 우리는 소통에 실패했다고 느낀다. 

특히나 그 사람이 가까운 사람이라면 그 좌절감은 더 커진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자신의 심정을 알아주고 이해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자신의 심정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좌절의 감정은 더욱 깊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의 심리상태는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단 한 사람이라도 내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 준다면 좌절감은 감소 된다. 이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동료이다. 어려움에 처한 그의 마음을 진정 함께 이해해 주고 공감해 줄 수 있는 과정은 매우 큰 치유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누구나 어려움에 처한 가족이나 친구를 위로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조언도 해보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사람의 마음을 먼저 함께 공감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울어줘야 하는 것들이었다. 공감의 과정과 치유의 순간이 없는 상태에서 듣게 되는 조언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공감받지 못함을 느끼는 그들은 더 큰 좌절감으로 빠져들게 된다.

반대로 인간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 순간이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순간이다. 실제로 이러한 순간에 인간의 뇌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서로의 신뢰감과 친밀감을 높여주는 행복 호르몬이다.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되는 순간에는 좌절감이 사라진다.

코로나 시대에서 위기에 서있는 중년 남성들은 우리의 가족이다. 나의 아버지, 남편, 자식이다. 지금이야말로 이들의 감정을 함께 느끼고 공감해 줘야 할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결국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진정한 소통이 이 순간을 극복해 주는 힘이 될 것이다.

<시사상조신문(www.sisasangjo.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