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준엽 씨, 장기기증 통해 7명의 생명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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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준엽 씨, 장기기증 통해 7명의 생명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어

초등학교 4학년부터 9년간 뇌전증, 아들과 같이 아픈 아이가 없길 바래 기증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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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없이 외로웠던 아들, 생명나눔 통해 많은 사람과 행복하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지난 4월 27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20세 장준엽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간 분할), 췌장, 신장(좌/우)을 기증하여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밝혔다.


장 씨는 어린시절부터 뇌전증을 앓고 있어, 자주 넘어졌다. 최근에도 넘어지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4월 22일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뇌사상태가 되었다. 뇌전증을 앓게 된 이후에도 일상생활은 가능하였으나, 최근 몇 년 자주 쓰러지는 증상으로 가족들의 안타까움이 컸다.


청주시에서 2001년 12월,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장준엽 씨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뇌전증이 나타나 학창 시절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지만 밝고 착한 심성을 가진 학생이었다. 증상 전에는 발표가 있으면 먼저 나서서 하는 적극적이고 바른 아이였으며, 태권도 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태권도와 복싱도 오래 배우고 좋아했던 건강한 친구였다.


장 씨는 올해 7월 7일에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수술이 예정되어 있어 얼마 전 수술하기 위한 검사도 받았다. 수술이 잘 되면 일상생활에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내년에 대학 입학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가족들은 아쉽고 미안한 마음만 크다고 이야기했다.


장 씨의 아버지는 기증 시점에 “다른 생명을 살리겠다는 숭고한 의미의 기증보다는 살아날 가망성이 없는 상태의 아들이 빨리 편안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정하게 되었다”며, 평소 봉사활동을 17년째 해오면서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왔다고 한다.


장준엽 씨의 아버지 장영수 님은 아들이 뇌사로 누워있을 때 귀에 대고 “우리 준엽이 더 이상 아픔 없는 천국으로 가서 행복하게 잘 쉬고, 살아생전에 친구가 없었지만 하늘에서는 좋은 친구들하고 즐겁게 잘 지내. 네 동생이 멋진 어른이 되고, 아빠도 열심히 살아서 나중에 찾으러 갈게”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단비 코디네이터는 “장준엽 님이 아프기 시작한 시점부터 매일 어디가 아픈지 일기를 쓰고, 잦은 수술과 병간호, 고등학교 졸업을 시키기 위해 매일 등교을 시키는 가족의 희생적인 보살핌을 알게 되었다”며, “이렇게 아들을 사랑하시는데, 기증에 대해 이야기 해도 되는지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사랑하니까 짧게 살아온 만큼 다른 이에게 가서 잘 지내길 바란다며 기증을 결심해주셨다”라고 말하며 기증자 장준엽 님과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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