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관 혼란을 가중시키는 ‘초식남과 육식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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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관 혼란을 가중시키는 ‘초식남과 육식녀’

현대경제연구원이 ‘결혼관 혼란을 가중시키는 초식남과 육식녀’라는 주제로 ‘VIP REPORT’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1992년 약 73만 명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여 2005년 44만 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약 50만 명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 한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 전망 역시 한국의 경우 OECD 주요국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2명을 넘어섰고, 프랑스는 2020년 내외, 영국 역시 2045년을 전후하여 2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대 초반 우리보다 합계출산율이 낮았던 독일마저 이미 우리를 추월했으나, 한국은 2050년에도 1.8명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고착화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는 청년층의 결혼 지연 현상과 결혼 필요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만혼과 비혼 증가
 
우리나라의 경우 미혼 남성과 여성의 결혼 지연인 만혼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들의 초혼 연령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다.
 
남성은 1990년 평균 27.8세였던 초혼 연령이 2011년에는 31.9세로 늘어났으며, 여성 또한 초혼 연령이 1990년 평균 24.8세였으나, 2011년에는 29.1세로 약 20년 만에 약 4세 정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혼 남녀의 결혼 필요성에 대한 인식 역시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미혼 남성의 경우 결혼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응답인 ‘반드시 해야 한다 ’와 ‘하는 편이 좋다’ 비율이 2009년 69.8%에 비해 2012년 67.5%로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으며, 미혼 여성 또한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비율이 2009년 31.8%에서 2012년 37.2%로 증가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청년들의 결혼관 변화에 대해 우리보다 앞서 결혼과 출산율 문제를 겪었던 일본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필요다.
 
일본의 출산율 하락과 초식남·육식녀 초식남이란, 후카자와 마키(深澤眞紀)에 따르면, 연애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며, 외부 활동보다 그냥 방안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는 남자를 의미한다. 육식녀는 연애에 적극적이고 고백받기보다 고백하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는 여자를 뜻한다.
 
일본 출산율이 하락한 주요 이유 중의 하나는 1990년대 장기 불황 이후 연애를 기피하는 초식남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미혼과 만혼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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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초식남
 
우리나라 미혼 남성 10명 중 4명 이상은 자신을 초식남 성향이 있는 남자라고 인식하고 있다. ‘자신의 성향을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초식남 또는 초식남 성향이 있다라고 응답한 남자가 43.1% 였다.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인 남성상이 지배하는 한국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자신을 초식남 성향으로 이해하는 남자가 의외로 많은 편이었다.
 
우리나라 남자들이 초식남화되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업무 부담과 경기 침체에 따른 경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초식남 성향을 보인다는 남자들도 16.8%나 되어 최근 경기 침체 역시 남자들의 초식남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결혼 등의 책임감에 대한 부담을 초식남 성향을 보인다는 남자들도 10.5%나 되어 남자들이 전통적인 결혼 가치로부터 벗어나려는 경향도 많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육식녀
 
우리나라 미혼 여성 10명 중 3명 이상은 자신을 육식녀 성향이 있는 여자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자신의 성향을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전체 미혼 여자의 33.8%가 자신은 육식녀 성향을 보인다고 응답했다.
 
한국의 경우 초식남과 달리 육식녀 성향을 보이는 여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에 속한다.
 
일본에서도 육식녀가 4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육식녀화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여자들이 육식녀화되는 이유는 사회 전반적으로 형성된 여성들의 권익 신장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미혼 여자의 59.5%는 여자가 남자를 이끌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응답해, 여성들의 권익 신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 하고 있다.
 
또한, 나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져서라는 응답도 34.2%에 이르는데, 이는 최근 경제적 진출이 활발해진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여성들도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 전반적 분위기와 맞물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진 것 때문으로 분석했다.
 
결혼관에 대한 남녀 간의 인식차이
 
결혼 결정시 우선 고려 요인 여자는 직업 및 연봉, 남자는 성격 우선으로 꼽혔다. 남녀가 결혼을 결정할 때 가장 고려하는 요인 역시 상호 차이가 나는데, 여자의 경우 상대방의 직업 및 연봉, 남자는 성격 등 이었다.
‘결혼을 결정할 때 배우자의 어떤 면을 가장 중시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여자는 상대방의 직업 및 연봉이 48.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성격이 41.3%로 가장 높고, 그 이외에 직업과 연봉이 35.9%, 상대집안의 경제력 16.1%, 외모 5.8%이며, 학력은 0.9%에 불과했다.
 
한편, 기혼자가 청년들의 결혼을 바라보는 인식의 경우 미혼인 당사자들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기혼자들은,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자들이 직업 및 연봉(51.0%)나 상대집안 경제력(22.2%) 등 경제적 요인을 많이 고려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미혼자들은 경제적 요인(각각 42.1%와 16.9%)에 대해 보다 덜 고려하고 있는 편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 남자 ‘신혼집 장만’, 여자 ‘육아 문제’
 
20-30 세대가 결혼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남자의 경우 신혼집 마련 문제이고, 여자의 경우는 육아 문제였다.
 
‘결혼을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남자의 경우 주택 구입 등 결혼 자금 문제(68.0%), 취업 문제(16.4%), 자유로운 독신의 삶 영위(12.0%) 등의 순서로 응답했다.
 
반면, 여자의 경우 육아 문제(38.0%)가 가장 큰 요인이며, 자유로운 독신의 삶 영위(25.6%), 주택 구입 등 결혼 자금 문제(20.5%) 등의 순서이고, 시댁과의 갈등도 6.8%로 나타났다.
 
<시사상조 sisa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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