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머리고지 발굴 유해, 故 김기봉 이등중사 신원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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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머리고지 발굴 유해, 故 김기봉 이등중사 신원확인

지난 5월 22일 DMZ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완전유해 형태로 발굴된 유해가 고 김기봉 이등중사로 신원이 최종 확인되었다.
 
이번 6·25전쟁 전사자 신원확인은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뜬 이후 134번째이며,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참전용사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사례는 고 박재권, 남궁선 이등중사에 이어 세 번째다.
 
고 김기봉 이등중사의 유해는 고 박재권, 남궁선님과 유엔군 유해가 발굴된 ‘a고지’에서 발굴되었다. ‘a고지’는 다수의 유해가 발굴되고 있는 지역으로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곳이다.
 
지난 5월 22일 고 김기봉 이등중사의 머리뼈 등 부분 유해를 최초로 식별한 이후 추가발굴을 통해 6월 13일 완전유해로 수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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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1일,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람스 한미연합사령관이 DMZ내 화살머리고지 6·25전사자 유해 발굴현장 방문 당시 헌화와 묵념을 했던 국군 추정 유해가 고 김기봉 이등중사 유해로 확인되었다.
 
이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국방부 조사본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하였으며, 9월 18일(수) 최종 신원이 확인되었다.
 
고인의 신원은 아들(김종규, 70세)이 지난 2009년 및 2018년에 제공한 DNA를 통해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인은 1925년 11월 23일 경남 거제시에서 4남 중 첫째로 태어나 21세에 일찍 가정을 이루어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그러던 중 국가를 지키고자 하는 일념으로 가족을 남겨둔 채 1951년 12월 27살의 나이에 참전하여 전투 중 1953년 7월 10일, 29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전사 당시 4살이었던 아들 김종규 님은 아버지의 유해라도 찾고자 2009년 거제보건소를 찾아 혈액검사를 통해 유가족 DNA 시료채취에 참여하였다.
 
이후 10년여 동안 아버지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중 남과 북이 9·19군사합의를 통해 아버지의 전투 현장이었던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2018년 12월, 다시 한 번 유가족 DNA 시료채취에 참여하였다.
 
아들의 간절한 기다림은 9·19군사합의 1주년을 하루 앞둔 날 아버지를 찾았다는 감격의 소식으로 이뤄졌다.
 
김종규 님은 아버지의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DMZ 유해발굴을 한다는 소식을 접한 후 화살머리고지에 아버님이 계신다는 생각에 반드시 찾고 싶다는 간절함이 컸다. 아직도 진짜 찾은게 맞나 싶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벅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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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기봉 이등중사는 1951년 12월 13일 제 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1953년 6월부터 실시된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치열한 교전 중 7월 10일 전사하였다.
 
고 김기봉 이등중사는 정전협정을 불과 17일을 남겨두고 전사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발굴 당시 유해는 좁은 개인호에서 아래팔이 골절된 상태로 온몸을 숙인 상태였으며, 정밀 감식결과 두개골과 몸통에서 금속파편이 확인된 것을 볼 때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하던 중 적 포탄에 의한 다발성 골절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해와 함께 발견된 미처 다 사용하지 못한 탄알이 장전 된 M1 소총과 직접 사용한 수류탄 안전핀, 안전고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철모, 전투화, 참전 기장증을 보관한 지갑, 단추, 연필 등이 함께 발굴되었다.
 
국방부는 유가족들과 추후 협의를 거쳐 10월 중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 김기봉 이등중사를 통해 알 수 있듯 남북은 9·19 군사합의 이행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실질적으로 완화함으로써, 66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우리가 다가가지도 못했던 비무장지대 내에서의 유해발굴을 가능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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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DMZ내 미수습 국군 전사자 유해가 1만여 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9월 19일 기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170여구(잠정)이며, 유품은 43,000여점이다.
 
국방부는 북측이 호응해 올 경우에 대비, 언제라도 남북공동유해발굴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제반 준비절차를 착실히 마련해 나갈 것이다.
 
국방부는 故 김기봉 이등중사의 신원확인 사례를 통해 유전자 시료채취 사업의 중요성을 알 수 있듯이 발굴한 유해의 신원확인의 결정적 요소인 6·25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유전자 시료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약 3만 7천 3백여 명으로 6·25전쟁 이후 수습되었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만 위, 아직 미수습된 유해 12만 3천여 위 등 총 13만 3천여 위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남상호 유가족관리과장은 “우리의 호국영웅들을 가족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서는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채취와 확보가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국방부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책무로 6·25전사자의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율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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